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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PD 이적 욕할 수 없는 이유


딘델라 2012. 12. 5. 06:59

1박2일 시즌1으로 사랑받았던 나영석PD가 결국 KBS를 떠나 CJ E&M으로 이적한다고 합니다. 4일 나영석PD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 CJ E&M으로 이적하게 됐다 "고 전했습니다. 나영석 PD는 이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 아직 젊기도 하고, KBS도 좋은 직장이지만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동안 함께 일했던 이명한 PD와 이우정 작가 등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싶어서 CJ E&M으로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 "고 밝혔습니다.

 

 

예전에 나왔던 CJ E&M 이적설을 부인했던 나 PD는 1년여 만에 결정을 번복한 이유는 " 그때는 이적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1박2일'을 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정이었다. 이후 프로그램을 끝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CJ E&M에서 예능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동안 1박2일로 사랑받았던 중에도 나영석PD의 이적설이 떠돌아 말이 많았습니다. 당시 종편이 생기고 나서 언론들의 흔들기로 이런 소식들이 전해지곤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나영석PD는 언론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곤 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뒤 이번에는 진짜 나PD의 이적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이 소식에 그를 비난하는 사람도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사실 저 역시 그동안 나PD의 이적설이 나오면 그것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뒤 터져나온 나영석PD의 이적소식에 대해서 되돌아보니 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선택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1박2일을 떠나고 나서 그에게 KBS가 더이상 이전의 KBS로 다가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그가 만든 1박2일이 변함없이 진행되었다면 그도 이적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정적으로 1박2일을 떠나고 난후 그에게 심적인 변화가 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최근 4부작 인간의 조건을 통해서 예능에 복귀한 듯 비췄지만 그 역시 정규편성이 안되면 끝이나는 한시적인 프로죠. 만약 KBS가 좀더 나영석PD를 붙잡기를 원했다면 확실한 편성프로를 맡겼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KBS도 1박2일을 떠난 나영석PD를 더이상 적극적으로 잡을 생각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게다가 그는 새노조 파업까지 적극적으로 동참한 인물이죠. 이처럼 그가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1박2일을 떠난 후 그의 이적을  탓하기엔 그에게 남으라할 명분이 될 프로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이적에 대해서 욕할 수 없던 결정적인 이유는 '케이블만도 못하다' 며 변해버린 공중파의 모습때문입니다. 나영석PD는 누구보다 그동안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 언론노조의 파업에게 힘을 보탰었습니다. 예능PD인데도 불구하고 노조파업에 동참하며 변해버린 공중파의 모습, 언론의 변화에 대해서 설파했었죠. 이런 대의명분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의사표출했던 그가 이번에 KBS를 떠난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위해서 싸웠지만, 벽보고 싸우듯 변화는 커녕 더 심해지는 모습에 염증도 느낄만하지요. 오죽하면 예능PD가 파업에 동참하며 언론을 말했을까? 그만큼 현재 그가 바라본 KBS의 모습은 남을 이유도 명분도 없는 곳이 되었다는 뜻일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충분히 할만큼 했던 그들에게 돌아온 결과는 낙하산 사장들의 활개였으니까요.

 

방송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더욱 편파적으로 왜곡되고, 누구를 위한 방송으로 전락해갔습니다. 변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요지부동 변하지 않고 대선때까지 더욱 편파적으로 입맛에 맞는 기사들이 보도되었습니다. 한쪽의 말만 대변되고 한쪽은 외면되었습니다.

 

이처럼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진 공중파들을 바라보는 것은 시청자로서도 허탈한 일이지만 직접 방송사를 지키고자 한 그들에겐 더욱 허탈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김재철사장의 MBC가 땡전뉴스화 된 것이 가장 심했지만, KBS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랬던 나영석PD가 CJ행을 선택한 것을 보면서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그 씁쓸한 이유가 국민도 지켜주지 못한 방송국에 가지마라고 등떠밀고 붙잡아두는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언론의 자유를 외치지만 한편에선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예능PD로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며 늘 언론에 대해서 말해왔는데 그런 공중파가 케이블만도 못하게 변하는 이런 현실!! 한쪽에서 죽어라 외치는데 한쪽에선 이런 사실도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공중파를 지켜라라고 말하는게 모순이 되버렸습니다. 게다가 이미 파업에 동참했던 사람들은 눈밖에 난게 사실입니다. MBC만 해도 파업동참한 아나운서들이 싹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발령받은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들 상황이 이런데 나영석이라고 눈 밖에 안났을리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열심히 힘써봤던 그들이 떠난다한들 누가 말릴 수 있을까?

 

공중파는 말그대로 메인 방송국에 대한 자부심이 커야 합니다. 하지만 대놓고 편파적으로 변해버린 그런 곳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남아있을 명분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자부심을 던지고 돈을 쫓는다고 말하기 조차 이제는 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나영석PD가 이제사 이적한다 한들 그는 어차피 예능PD일 뿐입니다. 변해버린 방송국의 최대 문제는 교양과 보도국이 너무 변해버린 문제였습니다. 그럼에도 예능PD로서 언론과 방송에 대해서 그는 동료들의 뜻에 힘을 보탰었습니다. 그것이 옳으니까... 하지만 돌아보면 인기 예능PD들까지 공중파가 변했다고 보도국이 변했다고 외치게 한 현실이 더 씁쓸한 일이었습니다. 그가 만약 KBS에서 희망을 봤다면 떠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대의를 위해 노력하며 다른 영역이라고 외면하지 않았던 나영석이었으니 말입니다. 대의명분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꿈쩍도 안하는 그들이 나쁜거지 노력한 사람이 무슨 잘못인지.... 예전에 나영석PD가 이런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 이쯤되면 내려올만도 한데..."

 

 

그들이 떠난다고 해도 그 생각이 변한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편으로 갔다고 했다면 엄청 실망했겠지만, 그래도 예능을 강조하는 케이블에 간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네요. 예전이었다면 나영석 실망이다 똑같이 아쉬워 했겠지만, 이젠 오죽하면 그럴까란 생각부터 앞서고 케이블이니 다행이란 생각부터 든다는게 씁쓸합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짧은 몇년간 케이블 만도 못한 공중파로 급변했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예능 뿐 아니라 드라마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니 나영석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하고 싶습니다. 나영석은 떠났지만 그것이 시사하는 것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대의를 지켰던 그들이 쭉 남고 싶은 곳으로 자긍심으로 일하고픈 곳이 될 수 없는 공중파 현실!! 그들이 다른 걱정없이 편히 일할 수 있는 공중파가 될 수 없는게 씁쓸합니다. 그래서 이적을 욕하기 전에 방송가 현실을 좀더 바라봤으면 좋겠고 아쉬운 만큼 국민의 권리를 잘 행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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