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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보여준 예능 기부의 모법답안 본문
8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웨딩버스' 특집은 하하의 결혼식 축의금 액수를 정하는 특별한 미션을 펼쳤습니다. 축의금 액수가 이 게임에 따라서 ' 0 ' 이 될수도 마이너스가 될수도 기하금수적으로 늘어날수도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은 축의금에 따른 반전에 빵터졌지만, 운명을 건 축의금 배틀에 임한 멤버들에겐 피말리는 게임이었죠. 새신랑 하하는 더하기, 빼기, 곱하기등이 담긴 운명의 주사위를 던졌고, 그의 주사위의 운명에 상상초월한 액수가 오고갔습니다.
첫번째 미션은 멤버들이 듣기 힘든 말을 시민들에게 꼭 듣고 오는 게임이었습니다. 시작부터 멤버들은 시민들 속에서 처절하게 미션어를 듣기위해 몸부림쳤습니다. 눈이 이쁘다, 어려 보여요, 인형같아요, 원빈 닮았어요, 짜증나, 머리 어디서했니? 등, 평소에 듣기 힘든 말들을 시민들에게 끄집어 내는 일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멤버들은 기지를 발휘해서 미션어를 받아냈죠. 미션어를 하나라도 더 듣기위해 멤버들끼리 '내 구역이다!!'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빵터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0분안에 휴대전화 울리기!! 휴대전화가 먼저 울린 분수에 따라서 이들의 운명이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죠. 결국 4명의 멤버들이 20분을 초과하는 굴욕을 당했습니다. 정형돈은 연예인도 똑같다며 인기많아서 전화 많이 올거라 생각하는데 똑같다 말해서 큰 웃음 줬습니다. 이번 게임에서 무려 '20'에 엄청난 운명이 갈렸죠. 정형돈과 유재석은 20곱하기를 해서 천단위가 넘어가며 쓴웃음을 날렸습니다.
이렇게 액수가 튀자 멤버들은 더욱 처절하게 게임에 임했습니다. 시민들의 옷을 얻어입는 게임에서 신랑 하하보다 더 많은 옷을 얻어입어야 했습니다. 이날 최고의 백미였던 옷 얻어입기 게임은 그야말로 초토화된 웃음을 날려줬죠. 멤버들은 쫄쫄이 옷을 입고 다짜고짜 시민들에게 구걸을 하면서 옷을 얻어입었습니다. 시민들은 불쌍하게 구걸하는 멤버들에게 스스럼없이 옷을 줬습니다. 무도멤버의 온몸 날린 구걸에 빵터지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껴입고 또 껴입고 몸이 옷으로 산더미가 되어 겉모습은 망가져 갔지만, 멤버들은 옷에 파뭍혀 땀이 솟아나 하나도 춥지않았죠. 이렇게 시민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게임을 수행했기에 제대로 큰 웃음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옷 얻어입기 게임에서 이긴 길이 바꾸기 찬스를 통해서 정형돈의 축의금 1600을 가져가는 불운을 당했죠.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었습니다. 멤버들은 엎치락 뒤치락하는 축의금 때문에 울고 웃고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지막 시민과 함께하는 스피드퀴즈에서도 유재석과 길의 불운은 계속되었고, 길은 무려 16000 그리고 유재석은 6480으로 엄청난 축의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 엄청난 축의금에는 기막힌 반전이 있었습니다. 길은 마지막 운명의 주사위를 통해서 16000이 한순간에 0으로 탕감되어 진정한 럭키가이로 등극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최고의 축의금 폭탄 주인공은 6580을 얻은 유재석이었습니다. 6천만원? 6백만원? 그러나 모두가 돈액수라 여겼던 이날 축의금은 돈이 아니였죠. 축의금의 단위에 깜짝 반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바로 유재석이 내야할 축의금은 6589kg, 바로 쌀 6.5톤의 기부액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들 축의금을 적게내기 위해서 처절하게 벌인 게임은 뜻깊은 기부라는 놀라운 반전을 선사했습니다.
게임을 할수록 액수는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그 운명을 결정지을 액수는 이웃에게 나눠줄 쌀의 무게였습니다. 이런 반전을 알게 되자 멤버들의 반응도 완전 달라졌지요. 그리고 유재석은 이 모든 액수를 다 자신이 내겠다며 흔쾌히 무한도전의 이름으로 따뜻한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6.5톤은 돈으로 1천5백만원 정도 하지요. 절대로 적은 액수가 아니지만, 그것이 하하의 결혼을 통해서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기회임을 알자, 유재석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국민MC 다웠습니다.
이렇게 깜짝 놀랄 기부를 이뤄낸 무한도전은 하하의 결혼마저 살려냈습니다. 멤버의 결혼식을 한순간의 의미있는 기부의 장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역시 무한도전은 결혼을 축하하는 판도 달랐습니다. 하하의 결혼을 또 예능에 끼워넣는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시청자들도 기부를 하는 반전에 덩달아 흐믓한 미소를 보냈을 것입니다.
의미있는 일을 통해서 멤버 하하의 결혼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결혼의 의미, 축의금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볼 기회도 되었습니다. 축의금이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지만 타먹는다는 생각으로 내는 것이지 아깝다는 생각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는 얼마라며 인간관계로 액수를 계산하기도 합니다. 웃음 속에서 축의금을 덜 내고자 하는 처절한 경쟁을 보여준 것은 축의금 하나에 울고 웃는 우리네 세태를 잘 꼬집어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이 되는 축의금도 이렇게 기부를 통해서 다르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6천만원에서 6.5톤으로 운명이 갈리자, 축의금은 왠지 가볍게 다가왔지요. 물론 액수는 무한도전이기에 통이 컸지만, 작은 나눔이라도 의미있게 실천한다면 그 기쁨이 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무게의 축의금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열성으로 무한도전에 열광하고 적극적으로 임할수록 액수는 더욱 튀기 마련이었죠. 결국 기부의 한축은 시민들과 함께 이룬 것입니다. 그리고 시민들과 행한 미션 역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었습니다. 연말에 평소에 듣지 못했던 서로에게 좋은 덕담을 나누고, 추위에 떠는 이웃들에게 자신의 옷을 입혀주듯 작은 온기가 전해질수록 땀날 정도로 이웃들은 따뜻해집니다. 이렇게 미션 속에 숨겨진 훈훈한 의미 역시 지나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무한도전의 기부는 남달랐습니다. 무도는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기부란 이런 것임을 완전히 모범답안으로 보여줬습니다. 예능 미션에 담겨진 깊은 의미와 그 웃음 속에서 또다른 반전의 감동도 함께 했습니다. 공익방송이 아님에도 끝없이 무한도전으로 파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기부를 이뤄낸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예능이 가지는 웃음 또한 버리지 않았습니다. 시종일관 이 스릴넘치는 게임 속에서 멤버들은 처절한 몸개그를 통해서 웃음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웃음과 감동 두마리 토끼를 완전히 잡은 무한도전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예능 속 기부의 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예고없이 펼쳐지기에 더욱 의미가 있지요. 수시로 나눔의 기쁨을 전하는 무한도전은 그래서 더 유쾌합니다. 멤버의 결혼을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모든 이들의 축제로 더 값지게 만들어준 김태호PD의 깜짝 아이디어가 정말 놀랍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무도 예능의 틀에서 의미를 더하는 무한도전, 정말 한계란 없는 것 같습니다.
훈훈한 하하 결혼식 에피,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무도 기부의 한축인 무도달력이 남아있습니다. 하하가 이번 신혼여행에서도 무한도전 달력을 전해준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기부로 시작해서 기부로 끝나는 하하의 결혼식, 정말 남다를 것 같습니다. 다음주 무도도 빨리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