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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비밀 눈빛키스, 시청자 애타게 만든 최고의 밀당 본문
안도훈(배수빈)의 욕나오는 뻔뻔함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자기합리화의 늪에 더 깊숙히 빠져들게 된 안도훈에겐 더이상 강유정(황정음)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아들 산이 일을 사주하는 것도 모자라, 유정의 아버지마저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 버린 그는 이제는 조민혁의 모든 것을 뺏으려 했습니다. 그도 성공하기 쉽지않은 사회시스템의 희생량이라 생각되었지만, 갈수록 더해지는 뻔뻔함에 이제는 욕만 나왔습니다. 어떻게 한 인간이 저렇게 망가질 수 있을까? 배신에 치떠는 유정을 매몰차게 내치는 안도훈은 더이상 용서받기 힘든 존재였지요.
이렇게 안도훈이 악랄해질수록 더욱 조민혁과 강유정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희생한 강유정도 조민혁의 복수를 이해했는데, 그 희생으로 살아남은 안도훈은 오히려 조민혁에게 큰소리를 치며 신세연을 욕심냈고 불안한 회사마저 탐냈습니다. 조민혁의 복수는 명분이라도 있지, 조민혁에게 자신의 어긋난 박탈감을 털어내는 안도훈은 어떤 명분도 없지요. 세상이 불합리하다 해도 인간의 도리까지 저버리는 것은 이미 그도 그 시스템에 진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신세연을 이유로 조민혁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는 것은 그녀를 위한게 아니라 결국은 자신의 야망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언제나 비겁하게 다른 이유를 찾는 안도훈! 아마 역대급 악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안도훈을 향해서 배신의 응어리를 몸서리치게 털어내는 강유정의 처절함이 공감되었습니다.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 연인의 비밀은 최악이었습니다. 인간의 이중성을 제대로 목격한 강유정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조민혁 밖에 없었지요.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했던 사람이 알고보니 자신을 흑기사처럼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연민을 놓지않았던 조민혁에게 오해를 푼 강유정은 배신당한 그 비참함을 그의 품에서 풀어냈습니다. 언제나 스토커처럼 유정의 주변을 멤도는 조민혁은 그렇게 유정의 아픔을 끌어안았죠. 겉으로는 어쩔 수없이 행동했어도, 이미 그의 마음은 강유정이란 여자에게 완전히 향했습니다.
이렇게 첫장면부터 강렬한 황정음의 오열연기가 압도했습니다. 머리를 벽에 박으며 실감나게 허망함을 표현한 연기가 인상깊습니다. 강유정 캐릭터가 감정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황정음의 눈이 마를 새가 없었죠. 우는 연기가 많고 몰입하고 열연했기에 눈이 퉁퉁부어 있을때가 많더군요. 게다가 비까지 맞으며 안도훈에게 따귀를 때리는 연기도 좋았습니다. 안도훈은 유정을 대신 감옥에 보낸 날을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희생이 징그럽게 발목을 잡게 되었다며 오히려 유정 탓을 했습니다. 진정으로 후회하는 것은 사랑을 믿었던 유정인데 말이죠. 선택의 순간은 언제나 안도훈에게 있었는데 점점 변명만 늘어갔습니다. 이날 빗 속에서 배수빈과 황정음이 리얼하게 열연했기에, 안도훈의 따귀를 내리치는 순간이 참으로 통쾌했습니다.
가슴 찢어지게 후회하게 만들겠다, 징그럽게 날 보게 될거야! 복수를 다짐하는 유정을 이렇게 절실히 응원하게 될 줄이야. 그런데 안도훈은 참으로 질기고 똑똑한 악인이었죠. 조민혁의 회사가 위태로운 것을 안 그는 세연과 힘을 합해서 조민혁을 압박했습니다. 그래서 사면초가에 놓인 조민혁이 너무나 불쌍했던 회였습니다. 이렇게 주인공이 당하기만 하니 살짝 지루하기도 했지요. 그럼에도 시청자의 부글거리는 속을 속시원히 뚫어주는 장면이 있었기에 다음회를 또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엔딩의 눈빛키스 장면입니다. 11회의 핵심은 바로 러브라인의 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감정은 조민혁 혼자 쏟아냈지만, 이제는 강유정도 기댈 곳이 없었기에 두 사람의 짧은 스킨십도 시청자들에겐 짜릿했지요. 그래서 시작과 끝을 조민혁과 강유정이 붙는 장면으로 이끈 것은 격정멜로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배신으로 완전히 혼자가 된 유정이 기댈 곳은 조민혁 뿐이었고, 사면초가 놓인 조민혁이 기댈 곳도 강유정 뿐이었습니다. 조민혁은 복수를 도와달라는 유정의 뜻을 받아들여 안도훈을 더 조급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한 배를 타게 된 두사람은 악에 받친 도훈과 세연으로 인해서 불안함마저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엔딩의 눈빛키스가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이제는 서로가 절실해진 두 사람을 제대로 그려냈기 때문이죠. " 웃지마 그렇게 웃어주다가 너도 나 떠날거야? 니가 원하는거 얻고 나면 너도 나한테서 떠날거잖아. " .."사장님이 떠나라고 하기전까진 가지 않겠습니다. " 이날 조민혁의 고백은 사랑고백이나 다름없습니다. 유정이 떠나갈까 불안함을 드러낸 조민혁은 처음으로 넌지시 유정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유정에게 키스를 하려 했습니다. 조민혁이 드디어 유정에게 그 이상의 감정이 있다고 확인시켜준 것이었습니다. 이날 키스신이 더 설레였던 것은 바로 진짜 키스가 아닌 눈빛키스가 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엔딩 연출이 최고였던 비밀은 이번에는 키스로 제대로 밀당을 했습니다. 지성의 키스를 알리는 설레는 눈빛연기가 진짜 키스신보다 몇배의 설레임을 이끌었습니다.
키스를 적당히 끊어낸 연출은 진정 최고의 밀당이었습니다. 감질나는 멜로장면이 더욱 시청자를 애타게 만들었고, 멜로의 개연성을 부여했습니다. 만약 진짜 키스를 했다면 급진전 된 멜로가 감정상으로 이해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작진은 키스보다 더 설레는 지성의 눈빛연기를 활용하며 시청자들이 그토록 바라는 멜로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어쩌면 갑작스런 조민혁의 감정표현에 유정은 당황해서 고개를 돌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키스가 불발이 되어도 조민혁의 사랑을 확인하며 강유정의 마음도 서서히 정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절묘한 순간으로 시청자와 밀당을 하는 제작진! 들었다 놨다 애타게 만드는 기술이 상당하네요. 지금까지 조민혁과 강유정은 딱히 멜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흐름상 감정의 개연성이 차곡히 쌓여 갔기에 별다른 스킨십이 없어도 시청자들은 설레임을 느꼈죠. 그렇게 쌓아온 감정선이 있었기에 눈빛만으로 표현된 키스신에도 극강의 멜로신이 연출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엔딩에서 지성의 설레는 눈빛 연기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멜로연기를 잘했나 감탄했습니다. 쫄깃한 멜로를 선보이고 있는 비밀이 본격적인 격정멜로를 시작하면 얼마나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