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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마지막회 해피엔딩, 더 할 나위 없는 명품 결말 만든 세가지 본문

Drama

미생 마지막회 해피엔딩, 더 할 나위 없는 명품 결말 만든 세가지


딘델라 2014. 12. 21. 05:51

올 하반기 뜨거운 화두를 던진 드라마 '미생'의 마지막회가 드디어 끝났다. '미생' 20국은 원작의 감동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결말을 앞두고 원작의 깊이를 담는 문제로 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미생'은 월메이드 작품다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웹툰의 감동을 영상으로 표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는 극적인 연출이 필요하고 그것을 드라마답게 표현할 때 감동도 배가 된다. 물론 감동이 컸던 건 모두가 탄탄한 원작의 힘이다. 원작자의 뿌리 깊은 철학이 드라마의 줄기를 완성시켰으니 드라마의 감동은 더욱 깊이를 더할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건 결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미생'의 결말은 최선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원작의 내용대로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실패했으나,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에 대해서 극적이게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미생'의 결말은 해피엔딩으로서 더 할 나위 없었던 명품 결말 같았다. 현실의 씁쓸함은 여전하지만 영업3팀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서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판타지를 잘 표현해주었다.

 

 

씁쓸한 현실에도 희망을 보여준 영업3팀의 동료애

 

장그래(임시완)는 결국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다. 현실은 변할 수 없었다. 20국에선 동료들이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을 돕고자 부단히 애썼지만 현실은 냉혹할 수 밖에 없었다. 약간의 희망도 보였다. 본사도 제스쳐를 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계약직 중에 성과를 인정하면 정규직 전환을 해주겠다며 말이다. 그러나 본사의 제스쳐는 허울 좋은 껍데기일 뿐이었다. 애초부터 회사는 정규직 전환을 해줄 생각이 전혀 없던 것이다. 그게 현실이었다. 정책이 변했다 해도 계약직은 계약직으로 남는 상황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처럼 드라마 '미생'은 원작처럼 정규직에 실패한 장그래의 현실을 그대로 그려갔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으며 헛된 희망을 주지 않는 것이 '미생'다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미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살아가는 것이다. 장그래는 계약이 만료되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보였으나 원인터에서 경험한 가치를 헛되이 하지 않았다. 영어를 공부하며 불투명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장그래의 모습이 짠하기 보다는 뭔가 편해 보였다. 그만큼 원인터 생활은 그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런 준비된 장그래를 오상식 차장은 다시 불러들였다. 장그래와 오차장의 해우는 잔잔했지만 감동스러웠다. 오차장의 부름에 아무말 없이 장그래는 미소로 답했다. 오차장은 퇴사 후 회사를 차렸고 김부련 부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원인터에서 펴지 못한 자신의 꿈을 작지만 새롭게 꾸려갔던 것이다. 희망이 담긴 회사에서 오차장은 장그래를 향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다. 마음 맞는 동료와 함께 꿈을 키워 나간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오차장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고 행복해 보였다. 적어도 그곳에선 아끼는 동료를 내칠 필요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날 김대리가 안정된 대기업을 박차고 오차장을 찾아오는 장면이 더욱 감동이었다. 행복에 대한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는 다르다. 김대리에겐 회사란 동료애가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오차장이 떠나고 일하는 즐거움을 잃어버린 김대리는 실의에 빠졌다. 결국 그는 동료애를 선택하며 자연스럽게 마치 제자리인냥 오차장의 회사로 무작정 들어갔다. 다시 뭉친 영업3팀이 얼싸안고 좋아하는 장면은 원작과 다르게 극적이지만 절로 미소가 나왔다. 비록 여전히 미생이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행복한 미생들이었다. 그러한 희망을 보여준 영업3팀의 빛나는 동료애가 있었기에 '미생'은 월메이드였다.

 

그리고 홀로 회사에 남은 천과장의 선택 역시 인상 깊었다. 말 없이 차장자리에 앉는 것 하나로 그의 선택을 대변했다. 현실이란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게 진짜 우리네 모습이다. 누가 맞다고 정의내릴 수 없다. 어떤 선택이든 그게 행복하다면 그 뿐이었다. 현실과 판타지를 절묘히 담은 부분이 '미생'다웠다.

 

장그래의 극적인 성장 보여준 요르단 에피, 왜 캐스팅 신의 한수인지 보여주다

 

미생의 결말은 장그래의 성장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첫방 요르단 에피가 결말에서도 섬세하게 이어지며 영화처럼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담았다. 이번 요르단 에피는 1편의 연장이었다. 상사맨으로 성공한 장그래에서 사회 초연생으로 깨지는 짠한 장그래의 과거를 거슬러가는 1편의 시작에서! 오차장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했던 장그래가 시간이 흘러 더욱 유능한 상사맨으로 성장했다는 미래로의 전환을 결말에선 담았다. 이는 상당히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20국이 지나기까지 수없이 깨지면서도 천천히 상사일에 적응해가는 장그래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겐 요르단 에피의 장그래는 격세지감처럼 다가왔다. 그만큼 장그래가 능글맞을 정도로 상사맨의 카리스마를 갖추며 성장했음을 잘 보여주었다. 이런 극적인 성장을 제대로 담을 수 있던 건 배우들의 연기에 있었다. 알다시피 요르단 에피는 미리 찍어둔 것이다. 결말에 쓰일 부분을 미리 찍는다는 건 배우로서 부담이 작용한다.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시완과 이성민의 연기는 완벽했다. 연기를 하는 시차는 역순이었지만, 그들의 연기에선 전혀 그런 시차가 느껴지지 않았다. 감정선이 불일치 해도 그것을 완벽히 커버할 수 있는 연기력! 요르단 에피는 캐스팅이 왜 신의 한수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결말을 미리 찍는 모험에도 배우들의 살아있는 감정선은 몰입과 감동을 크게 했다. 요르단에서 새로운 꿈을 발견한 오차장의 부픈 모습은 어느 때보다 생동감 넘쳤고! 한층 성숙해진 장그래는 진정한 상사맨으로 멋지게 거듭나 있었다. 둘은 동료 이상의 더욱 진하고 편한 관계를 형성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엔딩에서 장그래와 오차장이 과거를 생각하며 주고 받는 장면이 인상 깊다. 장그래는 오차장에게 자신을 홀려보라고 한다. 과거와 교차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졌는지 보여주기에 덩달아 뿌듯함이 밀려온다. 중요한 건 그 모든 감정선들을 미리 찍었다는 것이다. 전혀 눈치챌 수 없을 만큼 감동을 주었다는 점이 미생 배우들이 극찬받는 이유다. 이처럼 시청자를 홀린 배우들의 연기력은 노력의 양도 질도 모두 최고였다. 그러한 희망찬 모습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웹툰 시즌2에 대해서 " 총 3부로 연재할 예정이며, 1부에서는 회사 사훈과 회계, 2부에서는 주인공 장그래가 요르단에 가 중고차 딜러를 만나고 협상을 해 일을 성취하는 내용, 3부는 결혼과 관련한 고민 " 이 될거라 예고했었다. 결국 이번 요르단 에피는 시즌2와의 연계를 미리 보여주는 장치가 아닌가 싶다.


짧지만 강한 여운, 에필로그 반전이 주는 의미

 

이날 결말을 진정 아름답게 매듭지은 장면은 바로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 에필로그였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시련에 빠진 장그래! 그런데 그곳에 오상식도 있었다. 알고보니 둘의 인연은 더욱 깊었다. 장례식장을 박차고 나가는 장그래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이는 다름아닌 오상식이었다. 그런 오차장이 달려간 곳은 바로 아끼던 계약직 직원 은지씨의 장례식장이었다. 어디 상상이나 했을까? 둘의 숨겨진 이야기는 소름돋을 정도였다.

 

이 장면은 드라마 '미생'이 섬세하게 당위성을 깔아놓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상당히 감동적이고 놀라운 반전이었다. 두 사람의 스쳐간 인연 속에 아픈 사연이 존재한다. 계약직 직원 은지씨의 죽음이다. 이는 단순한 인연을 넘어 왜 그토록 장그래의 정규직을 위해 오차장이 고군분투했는지 한번에 납득시키는 결정적 장면이다. 장례식장에 달려온 오차장의 모습은 충격과 슬픔이 그대로 베어있다. 아끼는 후배를 잃고 슬퍼했던 그때의 심정이 이성민의 얼굴에 그대로 담겨있다.

 

 

 

장그래는 오차장에게 그런 아픔을 씻어준 존재다. 비록 장그래를 정규직으로 만들어주진 못했지만 자신의 회사로 이끌어 다른 방식으로 완전히 품었다. 은지씨에게 해주지 못한 것을 장그래에게 해주며 오차장의 상처도 치유되었을 것이다. 또한 장그래 역시 오차장에게서 위로받은 존재였다. 아버지의 죽음 뒤에 방황하던 장그래를 오차장이 이끌어 주었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준 오차장의 존재감은 그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둘의 인연이 상징하는 바는 브로맨스처럼 진했던 관계가 왜 그토록 절절했는지 잘 이해시킨다. 결국 둘의 상처를 서로가 동료애로 극복했던 것이다. 원작에는 없던 부분이지만 극적인 반전으로 인해 둘의 관계를 깊이있게 전달한 장치 같았다. 이런 반전을 먼저 까놓고 시작했다면 뻔한 드라마 코드처럼 보여서 식상했을 것이다. 오히려 둘의 상징적인 마지막 반전으로 보여줘서 여운이 더욱 오래 남았다.

 

이처럼 '미생'은 원작의 감동을 유지하면서도 드라마적으로 적절히 비튼 수작이 아닌가 싶다.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주인공이 된 드라마! 너 나 할 것 없이 모든 미생들이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공감대 있게 그려내며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 같다. 시청자마다 만족도는 다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미생'의 도전 자체가 한국 드라마의 판도를 바꿀 만큼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정말 배우들에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분량 관계 없이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더욱 빛낸 배우들은 하나 같이 존재감이 대단했다. 배우들 스텝들 그리고 감독과 작가! 무엇보다 훌륭한 원작을 쓴 윤태호 작가님! 모두들 정말 수고했습니다. '미생' 더 할 나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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