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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학교2013 장나라, 위로의 시가 준 감동, 우리는 왜 힐링 받을까 본문
위기의 학교, 그 모습은 마치 위기의 현실을 보는 듯 합니다. 그래서 '학교2013'을 보고 있으면 청춘의 방황과 고민이 그저 그들의 고뇌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했습니다. 그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회에 나와서도 여전히 방황하는 우리들 모습 같습니다.
사회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입시교육, 그 안에서 아이들은 1등에서 꼴찌까지 순위가 결정됩니다. 아이들은 치열한 순위메기기에서 살아남아 대학에 들어가려 부단히 애를 씁니다. 아이들은 첫 학력고사를 보고나서 불안감이 극도로 치닫습니다. 바로 앞으로 다가온 수능 그리고 아이들에겐 대학이 목표고 희망이며 돌파구가 됩니다.
그러나 대학은 완전한 돌파구가 아니죠. 지긋지긋한 입시경쟁을 뚫고 나오면 그보다 더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시스템안에 답을 찾아가려는 아이들은 입시만 불잡고 그 불안함에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대학은 가야할 것 같다는 아이들! 막무가내 문제아들도 이쯤에서 철이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가게 되는 시기가 바로 고2 입니다. 이처럼 학교2013은 고2라는 설정을 통해서 사회의 첫 관문을 통과하려는 아이들의 불안함과 성장통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운명이 수능이라는 입시에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 그들에게 친구는 입시의 경쟁자일 뿐이죠. 자율 학습에서 조는 친구를 깨워주지도 않고, 논술대회 하나에도 갑자기 싸우고, 엄마의 치맛바람이 짜증나도 참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입시 기술을 알려주면 그 뿐인 관계가 됩니다. 스승과 제자라는 말은 옛말이며 그들은 선생님의 조언이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인재는 절박함 속에 불안한 제자들을 위해서 '시'가 아닌 입시 문제풀이로 마주하게 됩니다. 입시라도 붙잡고 싶어하는 그들의 간절함을 외면할 수 없기에 정인재는 자신의 소신을 버리고 수능을 택했습니다.
정인재가 소신을 지키기엔 너무나 버거운 현실이었습니다. 답을 찾기를 원하는 아이들에게 대학 이외의 정답을 알려줄 수도 없었고, 어떻게 해서든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는 말로 그들을 붙잡는게 다 였습니다. 1등에서 꼴등까지 차이나는 아이들을 잘 이끄는 것이 어렵다, 두렵다고 말하는 정인재의 말 속에는 허탈함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감이 서려있습니다. 이처럼 교육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정인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인재는 쓸쓸한 이 교실 속에 버려진 제자들에게 위로의 시를 전했습니다.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이날 정인재가 들려준 위로의 시 한편은 감동이었죠. 그 시는 현실에 타협할 수 밖에 없던 정인재가 마찬가지로 힘든 현실앞에 놓인 제자들에게 들려준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기위해서 비바람 속에서 수없이 흔들렸고 젖었듯이 우리네 인생도 사랑도 우정도 마찬가지 시련 속에서 성장합니다.
잠을 이기며 책상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길인지 답을 알려줄 수는 없지만, 지금도 길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는 없지만, 흔들린 우정때문에 생긴 가슴아픈 상처를 대신 어루만질 수는 없지만 정인재는 이 시처럼 적어도 그 시련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닐거라고 위로를 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당장은 너무 아픈 성장통이지만 그것이 모두의 꽃을 피우기 위한 과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 그것이 정인재가 제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일지 모릅니다.
이처럼 정인재는 시를 통해서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싶었고, 아이들의 감수성을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아이들은 입시교육을 선택했지만, 적어도 이날 선생님이 들려준 시는 절대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잔잔한 감동이 큰 여운을 만든 정인재의 위로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장나라의 담담한 연기가 뭉클함을 더했고, 선생님의 시를 저마다의 감성연기로 전한 젊은 배우들의 연기가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교실 밖에서 방황하는 흥수와 남순 그리고 정호와 지훈을 교차 편집하며 이어진 시는 이들의 상황과 절묘하게 매치되며 진한 감동을 전했습니다.
이상과 아이들의 꿈을 외치는 정인재의 모습은 우리가 꿈꾸는 그런 스승의 모습입니다. 비록 그녀가 현실앞에서 교육관을 포기해야 했지만, 그것은 정인재의 힘만으론 바꾸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한사람의 노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녀는 말합니다. 무사히 모두 졸업시키겠다고...적어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소신만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고에서 오정호를 찾아다니는 정인재의 모습을 보니, 입시 현실은 바꿀 수 없지만 졸업이라도 시키겠다는 그녀의 열정은 계속 될 것 같았습니다.
이날 정인재의 위로가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전한 것은 그만큼 학교의 현실이나 사회의 현실이 다르지가 않기 때문이겠죠. 무거운 현실 속에 짖눌린 현대인에게도 그 답답한 마음을 힐링해 줄 스승 정인재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학교2013'은 힐링의 코드와 참 잘맞는 드라입니다. 방황하는 청춘의 이야기에 다양한 세대가 공감을 얻는 것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만든 것이 이 사회라는 커다란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괴물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은 경쟁에 찌든 현대인의 모습처럼 각박해져 있습니다.
경쟁사회의 무서움을 아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입시를 강요하고 모두가 다 너희를 위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낙오된 가장은 아이들을 방치하고 아이들은 문제아가 되어 가족이 아닌 일진 친구를 의지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삶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삶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들의 깊은 고민은 어느하나 스스로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는 이들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하고, 공교육은 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모두를 위한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버릇없는 아이들 그들을 만든 것은 결국 어두운 사회의 단면입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말자라는 정인재의 가르침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아야 할 책임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회에 나가면 이들의 손을 잡아줄 정인재는 없습니다. 결국 학교가 이들을 잡아줄 마지막 보루인 것입니다.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가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 것인지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쳤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끝없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어른들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2013'은 그저 아이들을 위한 힐링 드라마가 아닙니다. 아직도 청춘의 방황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우리가 놓친 스승의 가르침과 친구의 우정을 되새겨보며 답을 찾아가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어두운 현실 속 방황을 끝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것이 이 사회가 좀더 행복한 길을 찾은 날이 온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