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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델라의 세상보기
지난주 미생은 비정규직의 아픔을 보여주며 진한 현실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계약직에게 '우리'란 허무하고 한시적인 꿈 같은 말이었다. 단지 같이 일하고 싶은 것인데 그런 바램도 허락을 받아야 되는 현실! 그래서 오차장은(이성민)은 장그래(임시완)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더 고통임을 알고 무조건 안 된다고만 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로 그들에게 고통도 가치있다며 희망을 주려하지만, 현실은 아프면 아픈 게 다일 뿐이요 아무런 대책도 없이 버려지는 그런 비정한 게임판이었다. 그래서 장그래는 비참한 현실을 알려주던 오차장의 마음이 오히려 장그래를 생각한 위로였음을 알게 되었다. " 그래도 아직 1년이나 남았잖아? 같이 걸을 수 있는 길! " 짠하게 웃던 장그래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장면은 마음 아팠다. 장그래가 ..
요르단PT는 성공적이었다. 요르단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부터 파격적인 시도였는데,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존의 PT관행을 흔들며 도전적인 PT를 선보이는 자체 역시 모험이었다. 각종 비리사건을 재조명하고 그렇게 엎어진 사업들을 놓치는 사이 경쟁사들은 큰 수익을 냈다. 비록 비리로 얼룩진 사업이지만 사업의 본질과 가치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었다. 비리만 걷어내고 다시 진행하는 게 과연 무슨 문제일까? 오상식 차장(이성민)은 생각의 틀을 깨자며 강한 어조로 설파했다. 그 결과 처음 비난을 늘어놓았던 임원들은 모두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서며 박수를 보냈다. 장그래(임시완)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틀을 깨고 판을 흔들고. 신입이라서 나올 수 있는 파격적인 생각들은 오랜시간 암묵적으로 지켜온 회사의 관..
미생 11회는 시작부터 영업본부 김부련 부장(김종수)이 박과장(김희원) 비리사건의 책임으로 좌천되는 장면을 담아 뭉클함을 전했다. 김부장은 박과장 사건이 커지면 결국 그 책임이 자신에게도 미친다는 걸 알았지만, 감사를 망설이지 않고 원칙대로 진행시켰다. 영업3팀은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오과장(이성민)이 그랬다. 자신의 사수로서 오랜 시간 김부장 밑에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마땅히 원칙대로 해야할 일이지만, 그것이 소중한 동료마저 흔드는 일이었기에 더욱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부장은 모든 걸 예감했기에 직원들 앞에서 당당히 다음을 기약하며 악수를 청했다. 영업팀 모두가 그의 좌천을 아쉬워하며 울컥했다. 그들의 마음이 이해될 정도로 김부장의 뒷모습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그저..
미생은 매회가 감동의 연속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회사일이 특별하면 얼마나 특별할까? 그러나 미생은 그런 샐러리맨들의 일상을 어떤 영화보다도 긴장감 넘치고 감동적인 일상으로 그려냈다. 중요한 것은 의미부여였다. 평범하게 돌아가는 일상이 세상 어떤 것보다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긍지를 심오한 철학들도 녹아냈다. 그래서 미생을 보고 있으면 리얼한 사회생활 묘사에 짜증나고 답답하지만 또 그 일상을 돌아보고 정의내린 생각들이 가슴 먹먹하게 다가왔다. " 당신 실패하지 않았어. 입사하고 나니 성공이 아니라 문을 하나 연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성공은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
씁쓸한 사내정치를 리얼하게 그린 미생7회는 시청자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능력과 처세!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씁쓸하지만 상사에게 아부할 줄 아는 처세가 어떤 능력보다 가장 중요했다. 아무리 잘났어도 딸랑거릴 줄 아는 눈치가 없다면 말년과장으로 승진도 못하고 초라하게 은퇴하는 게 현실이다. 오과장은 그런 부류였다. 빽도 없고 처세보다는 열정만 뛰어난 그래서 본인의 성과를 쌓지도 못하고 승진과는 거리가 먼 그런 말년과장 오과장! 7회에선 그런 오과장의 비애가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오과장(이성민)이 열정을 가지고 추진했던 아이템이 까이고, 영업부장은 자신이 추진하던 중국쪽 아이템을 영업3팀에게 들이민다. 부장은 자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오과장의 아이템을 깐 것이다. 힘빠지지만 위에..
신하균의 명불허전 연기가 통했을까? 새 수목미니시리즈 '미스터백'이 독보적 시청률 1위에 등극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미스터백'의 첫방은 닐슨 기준 전국 14.2%, 서울 수도권 16.1%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2회는 전국 시청률은 다소 하락한 13.9%, 서울 수도권은 오히려 상승한 16.5%를 기록했다. 첫방에선 아이언맨이 결방했지만 워낙 성적이 낮아서 특별한 결방효과가 작용했다고 보긴 힘들었다. 2회에서 아이언맨이 방영하고 내그녀가 마지막회를 했지만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서울수도권은 상승하며 굳건히 1위자리를 지켰다. 공중파 드라마가 위기인 상황에서 '미스터백'이 오랜만에 안정적인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수도권 15%를 돌파한 수치는 근래들어 보기 힘든 시청..
직장인이란 언제나 을이다. 그러다 보니 굽신거려야 하는 게 한두번이 아니다. 회사에선 상사의 눈치를 보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선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때론 그들을 압도해야 한다. 그런 영업의 전선에서 가장 비참한 경우는 바로 친구를 접대할 때다. 접대에선 주종관계가 분명한데 그 대상이 친구라면 이보다 더한 굴욕은 없다. 사회에선 직급이 곧 서열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나보다 높은 직급을 가졌다면 그 안에서도 갑을관계가 나타난다. 그래서 오과장(이성민)은 동창의 갑질에 큰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상사맨의 본능은 자신의 굴욕보다 계약이 우선이었다. 어떻게든 동창의 비위를 맞추며 술이 떡이 되었다. 그런데 친구는 비정하게도 오과장의 뒷통수까지 치며 망신을 주었다. 그 과정을 곁에서 생생하게 지켜본 장그래(임..
미생 5회가 여성 직장인이 겪는 현실을 공감되게 그리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에피소드의 중심은 안영이(강소라)와 선차장(신은정)이었다. 안영이는 인턴과정에서 모두가 탐낼 만큼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알파걸이다. 그런 안영이가 정직원에 뽑히는 걸 모두가 예상했다. 하지만 알파걸 안영이도 성차별이 만연한 자원팀 남자직원들의 냉대 앞에선 좀처럼 기를 펼 수 없었다. " 내가 이래서 여자랑 일을 못하겠다는 거야. 희생정신도 없고. 왜 이렇게 뻣뻣해? " 선배의 질책에 안영이는 서러워 눈물을 훔쳤다. 잘 해보고 싶었지만 여자라는 차별의 말이 돌아올까 무서웠다. 그래서 당당했던 안영이는 자꾸만 움추려들고 눈치를 봐야했다. 그런 안영이의 상황에 주변 여직원들의 사정이 더욱 눈에 밟힐 수 밖에 없었다. 워킹맘 선차..
미생의 PT장면을 가슴 뭉클하게 만든 건 두번의 반전이었다. 자신감 넘쳤던 한석률(변요한)은 첫 PT과제를 발표하며 큰 실수를 저지른다. 쉼 없이 쏘아대던 그의 탁월한 언변도 긴장감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알고보니 한석률은 발표 울렁증 같은 게 있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 청심환이 없어서 말 한번 제대로 떼지 못하고 계속 실수를 했던 한석률! 이대로 PT가 망하는가 싶더니, 장그래가 대신 발표하겠다며 호기있게 나섰다. 대체로 주인공들은 천재적인 무엇이 있기 마련이다. 위기의 순간 가장 빛나는 존재감을 뽑내는 주인공들이 언제나 메인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생은 보기좋게 그런 공식을 깼다. 한석률의 화려한 수사와 언변은 쉽게 대체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장그래는 현장 경험이 턱 없이 부족해서 생각을 조리..
'우리애만 혼났잖아!!' 지난 주 장그래(임시완)에게 진한 동료애를 전한 뭉클한 오상식 과장(이성민)의 한마디는 시청자마저 감동시켰다. 딱풀 사건을 통해 드러난 동료애의 의미는 장그래의 변화를 이끌었다. '혼자하는 일이 아니다'란 의미를 철저한 외로움 속에서 깨닫지 못할 때, 오과장의 '우리애'란 말이 장그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다들 바쁘게 자기 일만 하는 듯 보여도 결국 그들이 향하는 목표는 똑같다. 겉으로는 냉혹해 보여도 알고보면 모두들 동료애로 뭉친 곳, 그곳이 바로 회사였다. 첫 입사한 장그래를 통해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처음에는 차가움과 외로움으로 대변되었다. 그러나 점점 장그래가 바라보는 회사는 버텨보고 싶은 곳으로 바뀌어간다. 안될 것이라는 야멸찬 무시 때문에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지만,..
tvn 새 드라마 '미생'이 첫방부터 시청자의 공감대를 쏟아내며 큰 화제다. 인기 웹툰 '미생'을 드라마화 한다고 할 때 살짝 걱정된 것도 사실이었다. 언제나 원작이 있는 것은 캐스팅부터 매니아들의 높은 기대치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행히 미생은 아이돌 임시완이 주인공 장그래로 캐스팅되었음에도 이에 대한 논란이 별로 없었다. 임시완이 그동안 '해를 품은 달', '적도의 남자' 그리고 영화 '변호인'을 통해 보여준 연기력이 큰 믿음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생 프리퀄'이 다음 제작으로 미리 방영되었을 때부터 임시완의 안정된 연기력은 눈에 띄었다. 그래서 임시완이 아닌 다른 장그래를 쉽게 생각할 수 없었고, 드라마 '미생'에 임시완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최적의 캐스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뜨거운 관심 속에 '내일도 칸타빌레'가 첫방송 되었다. 원작 '노다메 칸타빌레'가 한국에서 많은 매니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스팅 당시부터 누가 우에노주리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우에노주리가 노다메 역할을 너무 완벽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그 기대치를 충족시킬 여배우 캐스팅이 가장 큰 관건이었다. 캐스팅 논란 속에 '수상한 그녀'로 큰 사랑을 받았던 심은경이 노다메 역할에 낙점되었다. 이미지 상으로 노다메에 가장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 그만큼 기대치도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 심은경은 한국판 노다메의 설내일 역할을 귀엽게 소화했다. 하지만 워낙 원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심은경도 우에노주리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심은경은 나름 노력했지만 아직은 경직된 느낌을 지울 ..
막장 드라마의 대모 임성한이 MBC '압구정 백야'로 다시 돌아왔다. 논란이 많았지만 임성한표 막장의 힘을 다시금 시청률로 증명했던 '오로라 공주'! '암세포도 생명'이란 명불허전 대사를 탄생시키며 큰 화제를 뿌렸다. 작가의 자질을 논했지만 시청률이 우선시되는 방송국 입장에선 논란과는 별도로 임성한표 막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임성한은 이번에도 MBC 일일드라마로 컴백했다. 방송전부터 누가 임성한 드라마의 주인공에 뽑힐지 궁금증을 더했고, 백하나-강은탁처럼 신인기용을 이어갔다. 방송국을 배경으로 밝은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던 임성한이었지만, 그 시작은 역시나 자극적인 임성한표 막장 코드였다. 주인공 백야(박하나)와 친구들이 스님-기생-무녀 차림으로 클럽을 찾는 장면은 실소를 ..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 2회 역시 매우 흥미진진했다. 영조(한석규)의 선위파동은 일종의 정치적 쇼였다. 영조는 이를 통해 대신들의 충심을 확인하고, 세자 이선(이제훈)에겐 정치력을 가르치며 왕권을 강화했다. 이날 영조가 세자를 꾸짖는 장면은 영조의 정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영조는 세자가 벌인 세책 허용 등이 결국 언로를 푸는 일이라며 종국에는 백성들을 선동하고 불만을 터트리고 정권을 부정하게 할 거라고 말했다. 세자는 정권이 관용적 태도를 보이면 될 거라 했지만, 영조는 관용은 힘있는 자가 갖는다며 불호령을 냈다. '뜻을 관철시키려면 힘을 길러라!' 절대군주를 지향했던 영조를 가장 잘 표현한 대사였다. 영조는 왜 그토록 힘을 강조했을까? 그것은 영조가 왕위에 오른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노론..
많은 관심 속에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이 첫방송 되었다. 한석규의 드라마 복귀로 화제를 모았던 '비밀의 문'은 역시나 믿고 보는 한석규표 사극으로 흥미를 끌었다. '뿌리깊은 나무'로 세종의 고뇌를 강렬히 연기한 한석규가 이번에도 왕으로 돌아왔다. 그가 선택한 건 바로 영조였다. 무려 52년이란 긴 제위 기간을 거쳐 영조는 강력한 군주를 지향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시작부터 끝까지 사연 많고 복잡했다. 그래서 영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이 참 많이도 쏟아졌었다. 이런 영조를 한석규가 연기한다니 더욱 기대되었다. 한석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조가 궁금했기에 연기하고 싶었다고 밝혔었다. " 영조는 왕인 동시에 아버지다. 그런데 자식을 뒤주에 가둔다. 분명 그 사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자체..